님, 안녕하세요!
음악 감상은 누구나 편하게 즐기는 취미인데요, 🎧
오늘은 조금 색다른 방법을 추천해 드리려 합니다.
바로 오감을 자극하는 LP로 음악 듣기입니다.
덕업일치 취미 선배가 알려주는 LP의 세계,
함께 들여다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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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로 음악 듣기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 나의 취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싶은 분들
✔️ 음악을 색다르게 경험하고 싶은 분들
✔️ 디깅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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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는 감각의 연장선"
닉네임 류스케
나이 30
하는 일 음반사 PR
MBTI ENTJ
성향 키워드
#계획적인 # 급한 #표현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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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LP로 음악 듣는 걸 즐기신다고 들었어요. LP로 음악을 듣는다는 건 어떤 건가요?
LP로 음악을 듣는다는 건 물성이랑 연관이 있어요. 직접 손으로 걸고 넘기고 하는 과정이 있으니까요. 간단히 말하면 손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또, LP 판을 보면 크레딧이 있어요. 이 앨범에서 베이스는 누가 쳤고, 편곡은 누가 했고 이런 부분을 확인할 수 있죠.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듣는 경우에는 그 정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편인데 LP에는 정보들이 담겨 있어요. 참고로, LP라는 표현보다는 바이닐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LP, EP, SP 등은 바이닐에 든 곡의 길이에 따라 달라지는 음반 규격이에요.
류스케님은 어떤 계기로 LP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나요? 처음 사게 된 LP는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첫 기억은, 제가 스무 살 때 아는 음악감독님 작업실에 가게 됐을 때네요. 작업실이자 음악 감상실이었는데요. 처음 들어본 게 빌리 조엘의 피아노맨이었어요. 그땐 LP가 이런 거구나 싶었고요. 이후에 15년도쯤 제가 엄청 좋아하던 밴드인 모노톤즈가 1집을 바이닐로 발매했어요. 집에 기기도 없었는데 무조건 샀죠. 기념품으로 하나 샀던 게 제 첫 LP네요. 본격적으로 LP를 듣게 된 건 업무상 LP 바에 취재를 가게 되면서였어요. 서울에 있는 LP 바 스무 곳 정도를 인터뷰했었는데, 자연스럽게 LP를 많이 듣게 되었고 점점 관심이 생겼어요. 그때 기기도 마련하고 바이닐도 좀 더 적극적으로 많이 사기 시작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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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자주 LP로 들으세요? LP는 몇 장 정도 갖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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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일 들어요. 바이닐들은 세보진 않았는데 대략 50장 넘게 갖고 있네요. 대부분 한국 가요들이고요. 저는 LP를 살 때 웬만하면 그 시절에 나온 것들로 사려는 편이에요. 아날로그 매체이기 때문에 아날로그 녹음을 한 것을 그대로 담아야 그 사운드가 제대로 나온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나온 디지털 녹음을 아날로그 매체에 담으면 그 음이 다 깎여요. 제대로 안 나오고 다시 마스터링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그때에 나온 것들로 구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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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네요. LP는 일반 음반보다 가격이 있는 편일 텐데요. 보통 어디서 구매하세요? 구매 주기도 알려주세요.
특별한 바이닐이면 <김밥 레코즈>에서 사고요. 보통은 당근마켓 같은 중고 장터에서 구매해요. 중고 장터에는 개인적으로 파시는 분들이 있어요. 집에 몇 백, 몇 천장씩 갖고 계신 분들이 가끔 물건을 처분하는데 그럴 때나, 개인 평론가분들이 플리 마켓을 열 때 주로 사요. 황학동이 유명한데 사실 덤탱이 씌우는 경우가 많아서 자주 이용하진 않아요. 한 달에 한 10만 원~15만 원 선에서 구매하고 있습니다.
가장 아끼는 LP는 무엇인가요? 구하기 어려운 LP들도 있을 텐데 관련된 에피소드 들려주세요!
이 질문은 사실 어떤 곡을 제일 좋아하는지 묻는 거라서 꼽기는 어렵네요. 가장 비싼 LP는 있어요. 노브레인 1집인데 당시 500장 한정으로 한 3만 얼마였어요. 지금은 중고시장에서 4~50만 원에 거래 되더라고요. 제가 갖고 있는 건 리더 격인 두 형님의 사인이 있어서 아마 가격이 더 비쌀 거예요. 그리고, 구하기 가장 어려웠던 건 배호 선생님의 LP였던 거 같아요. 아무래도 물량 자체가 많이 없기도 하고 되게 비싸거든요. 저는 우연히 개인 판매업자 집에 갔다가 발견했어요. 오래된 LP라 흠집이 좀 있고 해서 흥정을 했는데, 성공해서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으로 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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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생각하는 LP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LP의 매력은 역설적으로 귀찮다는 거예요. 물리적인 매체라서 민감하게 다뤄야 해요. 판이나 바늘을 관리해 줘야 하고, 어떤 앰프를 연결할지도 생각해야 하고요. 참 여러 가지를 신경 써줘야 해요. 그렇게 정성을 들인 만큼 사운드가 달라지는 게 매력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 몇 가지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 주시겠어요 ?
모두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건 조용필 13집 <The Dreams>이에요. 꿈이라는 컨셉으로 풀어낸 앨범인데요. 명곡들로 가득 차있어요. 요새 사람들이 시티 팝 되게 좋아하는데, 그러시다면 동아기획이라는 옛 음반사에서 나온 곡들을 편집한 <Our Town> 앨범을 추천드려요. 손님들 오실 때 자주 트는 건 샤데이의 <Stronger Than Pride> 앨범인데요. 이건 제가 갖고 있는 것 중에 사운드가 가장 좋은 앨범이에요. 이건 바이닐 자체가 무거워요. 골이 깊게 파여있고 그만큼 소리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는 거든요.
추천 감사해요! LP로 들으려면 일단 턴테이블 필요할 텐데요, 입문자용으로 어떤 게 좋을까요?
사실 저도 기기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해서 특정 기기를 사라고 추천드리기는 어렵고요. 다만 장난감같이 생긴 기기는 사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차라리 중고 마켓에서 음향 전문 브랜드의 기기를 저렴하게 사시면 좋겠어요. 그 다음 성능이 괜찮은 앰프와 스피커를 연결해서 사용하면 돼요. 장난감 같은, 포터블 이런 애들은 바늘이 안 좋기 때문에 되려 바이닐에 손상을 줄 수 있어서 정말 비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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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 사용하시는 건 어떤 기기고 어떻게 구입하게 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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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켈이라는 국내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는데요. 90년대에 나온 제품을 중고 마켓에서 샀어요. 턴테이블, 앰프, 스피커까지 세트로 샀고, 다 해서 15만 원에 구매했어요. 엄청나게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한 거라 아주 만족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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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테이블 외에도 필요한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우선 기기들의 역할을 살짝 설명드리면, 턴테이블은 말 그대로 바이닐을 읽는 기기구요. 포노 앰프는 그 소리를 증폭시켜주는 거예요. 그리고 소리를 표출시키는 게 스피커고요. 포노 앰프는 기능에 따라 사운드가 많이 달라질 수 있어서 가격대가 있는 편이에요.
LP나 기기를 관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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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LP들은 세척액을 이용해서 닦아줘요. 안경 닦는 천 같은 걸 이용하시면 되고요. 쓰다 보면 먼지가 쌓여서 먼지 터는 도구가 필요한데 솔 사는 분들도 계시고, 저는 그냥 초극세사 칫솔을 이용해요. 세척액은 만 원대로 온라인에 레코드 클리너 치면 바로 나올 거예요. 바늘이 좀 오래되었거나 고장나면 바늘도 주기적으로 갈아주고요. 바이닐의 진동과 튐을 방지하는 스테빌라이저도 사용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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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로 음악 듣기의 장점과 단점을 말씀해 주세요.
첫 번째로 폼 난다, 분위기 있다는 점이네요. 두 번째로는 앨범 아트를 크게 볼 수 있고, 크레딧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또 바이닐로 듣다 보면 앨범을 통으로 듣게 되는데 아티스트들이 그 순서도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해서 구성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스트리밍으로 좋아하는 곡만 골라 듣는 것보다는 훨씬 깊게 들을 수 있어요.
단점은 공간 차지가 꽤 있다는 점이에요. 바이닐 판 자체도 큰 편이고, 기기를 두려면 집에 공간이 좀 필요해요. 바이닐 가격대도 있다 보니 비용도 부담일 수 있고요. 또 기기가 있는 곳에서만 들어야 하니 장소가 국한되는 점이네요. 그래서 저는 좀 크게 듣고 싶고 음질 좋게 듣고 싶으면 LP 바를 가기도 해요.
취재도 다니셨고, 좋아하는 LP 바도 있으실 텐데 LP 바 추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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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자주 가는 곳은 연남동의 <현대음률>인데요. DJ 슈퍼플라이 형님이 운영하는 곳이에요. 한국 가요 전문이고요. 굉장히 깔끔하고 분위기가 좋아서 남녀노소 좋아할 만한 곳이에요. 무엇보다 여기는 신청곡을 받지 않아요. 대부분 LP 바는 신청곡을 받는데요. 사실 손님들이 신청하는 한국 가요들은 뻔해요. 김광석, 이문세, 유재하 등등이죠. 모두 좋은 곡들이지만 자주 들으면 피로할 수도 있겠죠. 여기는 그날그날 손님들을 보고 그 분위기에 맞춰서 선곡을 하세요. 다양한 플레이 그리고 굉장히 좋은 플레이를 들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추천해 드릴 곳은 홍대 산울림 소극장 쪽에 위치한 <스튜디오 써니마스>에요. 음악을 듣는 곳이다 보니 공간의 분위기가 되게 중요한데요. 여기는 다른 곳에 비해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푸근한 사장님이 계시고, calm 하고 chill 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요.
그와 반대로 좀 신나고 재밌고, 바이닐 종류도 많은 곳을 원하신다면 홍대의 <곱창전골>이라는 곳을 추천드려요. 20년도 훨씬 넘은 곳인데 샘 스미스도 다녀간 아주 유명한 곳이에요.
LP로 음악을 들으면서 달라진 점, 영향을 받은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디깅하는 즐거움을 느꼈다는 거예요. 바이닐을 찾는 과정도 재밌고, 생각지도 않게 원하던 바이닐 발견하면 되게 기분 좋고요, 가격 싸게 사면 더 좋고요. 주변에 환자라고 하죠, 진성 마니아 형들이 너도 LP맛 들었구나 큰일 났다 하는데 그런 말 듣는 것도 꽤 재밌고 기분 좋은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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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에게 LP로 음악 듣기를 추천해 드리고 싶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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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어요.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라서요. 요새 바이닐을 기념품이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하나씩은 갖고 있을 텐데요. 그걸 직접 플레이해 본 경험은 없을 거예요. 그래서 한 번 시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의 취향을 더 확고히 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려요. 요새 음악 큐레이션이 잘 되어있고 알고리즘을 통해 추천을 받기도 하는데요. 바이닐을 산다는 건 비용도 시간도 투자해야 하는 일이에요. 그러다 보니 조금 더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을 찾게 되고 그러다 보면 나의 취향을 더 잘 알게 되는 그런 효과가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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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취미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린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나중에 저만의 아지트를 하나 만들고 싶어요. 뭐 은퇴하고 나서 그쯤, 좀 먼 미래지만요. 저희 집에 친구들이 편히 와서 바이닐 들으면서 술 한 잔씩 하고요. 돈 걱정 없이 편하게 먹고 즐기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음악이라는 게 혼자 골방 늙은이처럼 처박혀서 듣는 것보다는 다 같이 즐기며 듣는 게 훨씬 좋잖아요.
구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바이닐로 듣는다고 다 음질이 좋은 건 아닙니다. 초장에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아날로그 매체이기 때문에 최근에 나온 디지털 음원을 바이닐로 들으려면 마스터링을 따로 해야 하고요. 그걸 잘 안 하면 사운드에 차별점이 없어요. 그런 건 그냥 음원이나 CD로 듣는 게 낫고요. 그래서 기왕이면 그 시대에 나온 제대로 된 바이닐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의 자본은 소중하니까요.
마지막으로 류스케님에게 LP로 듣는 음악이란?
감각의 연장선이다. 음악을 듣는 것이니 청각, 앨범 커버를 열어서 바이닐을 직접 만질 때 촉각, 앨범 아트를 크게 볼 수 있으니 시각, 오래된 바이닐 같은 경우에는 종이 냄새나 쿰쿰내가 나기도 해서 후각, 또 좋은 술 한 잔 같이 하면 미각도 충족되고요. 온 감각을 이용하기 때문에 감각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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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omment
이번 호는 폼나게 음악을 즐기는 류스케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오감으로 즐기는 LP의 매력에 푹 빠져볼 수 있었습니다. LP와 함께 바쁜 일상 속 여유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류스케님의 CHILL한 취향을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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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국 팝의 고고학 시리즈 한국 가요의 역사를 풀어낸 명작 |
[책] 노 뮤직 노 엘피 바 서울의 LP 바들을 현장감 있게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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